저는 눈오는 날에 특히 더 이 식당에 자주 가곤 했어요. 눈오는 날에는 아빠의 큰 차를 타고 눈보라를 뚫어서 메밀 국수를 먹으러 갔었거든요.
눈이 정말 평펑 오던 어느 추운 겨울 날, 눈을 뚫고 식당에 도착했더니 직원분들이 깜짝 놀라시더라구요. 어떻게 오셨냐고.
그 물음에 아무렇지않은 듯 “집이 이 근처라서요.”라고 답했지만 이 식당에 대한 저의 외사랑이 들킨 것 같아 괜시리 부끄러웠죠.
그래도 우리 가족끼리 오붓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. 여긴 항상 사람이 많았어서 그렇게 여유있게 먹어본건 처음이었거든요.
제주가 우리나라에서 메밀을 제일 많이 생산하는 지역인걸 아시나요? 육지에서는 워낙 봉평 메밀이 유명해서 봉평이 최대 생산지일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제주가 더 많이 생산한다네요. 저도 한라산아래첫마을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알게된 사실이랍니다.